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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별 아이템을 디자인하라_자소서 1편_브릿지교육컨설팅 김현 컨설턴트
작성자 : 관리자(bridgeedu7@gmail.com)   작성일 : 2018-03-13   조회수 : 1624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항별로 적절한 아이템 선정이다. 본인의 다양한 활동을 물음에 맞춰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성패를 좌우한다. 단순한 구상이 아니라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그 사전 작업으로 필요한 건 두 가지. 첫째가 문항 분석이고, 둘째가 이력서(레쥬메 혹은 CV) 정리 과정이다. 그래야 문항에 알맞은 본인의 아이템을 배치할 수 있다.

2015학년도 이후 대다수 학교의 자기소개서는 공통문항(대학교육협의회 선정) 셋, 학교별 문항 하나를 사용한다. 일부 학교는 학교별 문항 없이 공통문항 셋만 사용하고(가령 이화여대), 완전히 다른 유형을 사용하는 전형(연세대 특기자)도 있다. 먼저 공통문항 셋을 본다.

Q1. 고등학교 재학 기간에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서 자유롭게 기술하세요. (1,000자 이내)
Q2. 고등학교 재학 기간에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교과 및 비교과 포함)을 3개 이내로 기술하세요. 단, 교외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 (1,500자 이내)
Q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세요. (1,000자 이내)

편의상 1번을 학업, 2번을 활동, 3번을 인성 문항으로 부른다. 4번은 학교별로 다르므로, 일단 공통문항들이 왜 이렇게 구성되었는지부터 분석해본다.

모든 문항 가운데 아이템을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하는 문항은 3번 문항이다. 이유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 보통 배려+나눔≒봉사, 협력+갈등관리≒리더십으로 보는데, 학업 관련 활동보다 가짓수가 적기 때문에 빨리 고를 수 있다.

일단 ‘배려+나눔’에 활용되는 활동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봉사이다. 예를 들어 요양원 청소, 보육시설 놀아주기 등 같은 활동인데 이는 꼭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두 번째는 재능기부이다. 재능기부 방법은 다른 학생에게 본인이 잘하는 과목의 학습방법에 대하여 알려주거나 멘토링을 해주는 방법이다. 또는 음악회 연주 같은 방법도 있다. 이것은 재능이 있어 기부가 가능한 활동이다. 
세 번째는 헌신이다. 예를 들어 깁스한 짝 식판 들어주기, 노트 필기 공유 등과 같이 자기를 희생하여 도움을 주는 활동 또는 연속성 없는 일회성 활동이다.

우열은 없으나 희소성 면에서는 재능기부가 괜찮다.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봉사는 가장 추천하지 않는데 이유는 흔할뿐더러 ‘개성’을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헌신은 마땅한 아이템이 없을 때 의외로 쏠쏠히 쓸 수 있다.

다음으로 ‘협력+갈등관리’는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을 쓴다. 착각하면 안 되는 점은 ‘리더’의 경험, 즉 임원활동을 쓰는 게 아니라는 점. 임원을 했어도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고, 반대로 임원 경력이 없어도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얼마든지 재미나게 쓸 수 있다. 기숙사에서 룸메이트 사이의 갈등, 모둠활동에서 무임승차자 해결 등이 단골 소재가 된다.

리더십 관련 아이템 선정 단계에서 주의할 또 하나는 너무 거창한 것을 찾을 필요 없다는 사실. 교복 폐지, 두발 자유화 등 엄청난 건 고등학생이 하기 힘들다. 합창대회 때 유니폼 색깔을 둘러싼 갈등, 체육대회 때 선발 출전에 대한 분쟁 정도면 충분하다. 계속 강조하겠지만, 자기소개서에서 핵심은 아이템 자체가 아니라 ‘과정’과 ‘영향’이다.

이렇게 3번 문항은 ‘배려+나눔’ 하나(500자), ‘협력+갈등관리’ 하나(500자)로 구성하는 게 적절하다. 둘 중 하나로, 가령 교사대에 간다고 해서 학습 멘토링 봉사만 줄줄 엮어 1000자를 쓰는 건 곤란하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문항 취지에 맞지 않고 둘째는 지루하기 때문이다. 후술하겠지만, 당사자는 본인 이야기니까 1000자가 재미있겠지만, 읽는 사람은 재미가 없어 집중력이 사라진다.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엄청나게 지루한데 본인은 못 느끼는지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다음은 1번 문항, 즉 학업능력 노력과 학습경험에 관한 문항이다. 큰 틀에서 ‘학업’ 문항이다. 전체적으로 ‘전공적합성’이라는 옵션이 걸린다. 즉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학업 활동을 서술해야 한다. 본인의 전반적인 학습법을 소개하는 게 최악이고, 지원 학과와 무관하게 제일 잘한 과목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게 차악이다. 예를 들어 상경계열이라면 ‘수학’이나 ‘경제학’, 영문학과라면 ‘영어’, ‘제2외국어’, ‘국어’의 순으로 전공적합성이 잡힌다. 

그런데 1번 문항이 어려운 점은 ‘학업능력 노력’과 ‘학습경험’을 구분할 필요 때문이다. 구분하면 합격하고, 구분 안 하면 불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문항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때, 구분하는 게 타당하고, 실제 서술하기도 쉬워진다. 따라서 ‘학업능력 노력’은 ‘특정 교과목의 성적을 상승 혹은 유지한 경험’으로, ‘학습경험’은 ‘사회·자연 현상에 대해 지적 호기심을 갖고, 탐구를 진행해 결과를 도출한 경험’으로 정의한다.

먼저 ‘학업능력 노력’은 고등학생답게 정량평가를 받는 교과목의 공부 경험을 쓰면 된다. “국어 성적이 1학년 2학기에 3등급이었는데, 2학년 2학기에 1등급까지 올랐다”는 정도. 공부한 과정과 그에 따라 향상된 ‘능력’이 입증되면 된다. 간혹 성적이 롤러코스터라 고민하는데, 그 경우 오르막 부분만 집중해도 무방하다. 편집일 뿐 거짓은 아니다.

다음으로 ‘학습경험’은 통상 (소)논문, 보고서가 주류를 이루지만, 수행평가 발표 PPT, 동아리 발표 포스터, 에세이, 토론대회 입론서, 모의유엔 결의안 등도 가능하다. 앞에서 정의한 것처럼 ‘결과물’ 자체가 중요하지 그 형식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의 ‘학업능력 노력’과는 달리 정성평가가 이뤄지고, 탈고교적인 학습활동이다.

굳이 ‘학습경험’에 이러한 활동을 적는 이유는 두 가지. 첫째, 2014학년도까지 이 문항에는 ‘자기 주도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즉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열심히 혹은 심화한 공부를 하라는 의미였다. 둘째, 역시 2014학년도까지 서울대 자기소개서 문항에 ‘지적 호기심을 갖고’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지적 호기심이라는 용어는 대학에 오면 ‘문제의식’이라는 단어로 바뀌고, 모든 논문의 서론에 반드시 적어야 하는 항목이다. 그러므로 학습경험을 단순히 고등학생답게 열심히 내신이나 수능 공부를 한 것만으로 봐서는 불충분하다.

추가로 1번의 난도를 더 높이는 하나는 ‘학업능력 노력’ 500자와 ‘학습경험’ 500자 사이에 ‘연결 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 2번, 3번 문항은 아이템 사이에 연결이 선택적이지만, 1번만은 인과관계, 최소한 선후관계라도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실력을 늘리려고 영문학 고전을 읽다가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거나, 테셋 동아리에서 확률 통계에 관심이 생겨 열심히 공부했더니 수학 내신이 오르거나 하는 경우이다. 학업능력과 학습경험 중 어느 것이 먼저 오든, 원인이 되든 상관은 없다.

마지막으로 2번 문항이다. 교내외 활동 세 가지에 대한 아이템이다. 1, 3번 문항보다 2번 문항은 비교적 자유롭다. 제약 사항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가진 아이템 중에서 1번과 3번에 사용되지 않은 best 3을 적으면 된다…. 다만 세 가지만 주의하자.
첫째,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교내 활동 위주로 써야 한다. (특기자 전형은 상관이 없다.)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외부 활동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애매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외 활동은 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학교 측에 문의한 후 적는 게 안전하다. 보수적인 자세를 추천한다.
둘째, 세 가지를 다 쓰는 게 좋다. 즉 ‘3가지 이내로 1,500자’이다가 보니 750*2가지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본인에게 중요한 활동이라 자세히 쓰겠다는 것이고, 그런다고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두 가지 위험이 있다. 

하나, 지루해진다. 논거는 앞서 3번에서 한 아이템으로 1,000자를 쓸 때와 같다. 본인에게 중요하지만, 독자에게, 특히 자기소개서를 수백 개씩 읽는 입학관리위원들에게 고등학생의 활동은 다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다. 둘, ‘없어’ 보인다. 3개까지 쓰라는데, 2개만 쓰면 ‘얘는 쓸 게 없나?”라는 인식을 주고, 사실 대다수는 그렇기도 하다. 진정 쓸 거리가 부족해도, 작은 에피소드라도 끌어내는 게 낫다. 상황에 따라 3개를 600+500+400으로 조정해도 된다. 어차피 합이 1,500자면 되니까. 자세히 쓰고 싶은 것은 600자로 좀 늘리고, 약한 아이템은 400자로 줄여 완성도를 유지하면 그만.

셋째, 공부와 공부 외적인 아이템을 섞어 쓴다. 공통문항 3개를 보면 균형을 추구한다. 1번이 학업이고 3번이 인성이다. 그렇다면 2번에서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리기보다는 학업과 학업 이외의 면을 골고루 보여주는 게 괜찮을 것. 따라서 동아리 활동을 적어도 3번에서 인성을 서술했다면 2번에서는 학술 동아리를 적는 게 좋다. 아울러 1,500자 텍스트가 가득하면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신문 헤드라인처럼 소제목을 활용하면 메시지 전달에 한층 효과적이다.

 

출처 :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30909573047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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